정란고도 (41화)
유운종의 삼천 잡역 중 심연진은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자였다. 날 때부터 영맥이 결손되어 평생 선도와 인연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밑바닥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으며 병든 여동생과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천부가 평생을 결정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운명에…
유운종의 삼천 잡역 중 심연진은 가장 눈에 띄지 않는 자였다. 날 때부터 영맥이 결손되어 평생 선도와 인연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밑바닥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으며 병든 여동생과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천부가 평생을 결정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운명에 굴복하지 않았다. 어느 날 밤 보초를 서던 중 조상 대대로 내려온 한문목척이 갑자기 깨어나고, 천 년간 실전되었던 《정란고맥결》이 영혼에 녹아들었다. 세상이 진리로 받드는 영맥의 품계는 상고의 야심가들이 쳐놓은 천 년의 족쇄에 불과했으며, 그의 선천적 결손은 오히려 세상에 둘도 없는 지고한 도기였다. 모두에게 멸시받던 폐물 잡역에서 상고 정도를 잇는 전승자로, 심연진은 본심으로 족쇄를 부수고 정란으로 대도를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