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의 겁: 검시관 (26화)

모든 먼지가 가라앉고, 나는 지난 15년 동안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을 위로하고 원통하게 떠난 이들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며 손수 뼛조각 패를 깎았다. 하지만 세상사에는 끝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는 법. 시신 안치소에 가지런히 놓인 뼛조각 패 사이에 어느새 이름 없는 패 하나가…

모든 먼지가 가라앉고, 나는 지난 15년 동안 억울하게 죽어간 원혼들을 위로하고 원통하게 떠난 이들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며 손수 뼛조각 패를 깎았다. 하지만 세상사에는 끝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가 있는 법. 시신 안치소에 가지런히 놓인 뼛조각 패 사이에 어느새 이름 없는 패 하나가 조용히 더해져 있었으니, 텅 비어 아무의 것도 아니었다. 반평생 뼈를 살피고 사건을 밝히며, 육안으로 상처를 가려내고 자뼈로 진실을 밝힐 수 있다고 믿었건만,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인간 세상의 원통한 사건이 모두 명명백백해지는 것은 아니며, 세상의 은밀함은 결코 다 파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정의는 늦을지언정 결코 빠지지 않으나, 알 수 없는 운명과 숨겨진 잔당은 영원히 경계를 늦출 수 없는 경종이다. 선과 악의 되풀이, 끊기 힘든 집착, 인간의 악한 마음과의 싸움은 결코 진정으로 막을 내린 적이 없다.

주사의 겁: 검시관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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