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기 (23화) - AllShorts

괴엽표국에 남은 것은 빛바랜 깃발 하나, 입에 풀칠조차 하기 힘든 늙은 회계원, 그리고 표두 당청의 손에 쥐어진 번뜩이는 사마귀도 두 자루뿐이었다. 온 괴화성에서 아무도 받지 않으려는 일감이 찾아왔을 때, 당청은 오직 한마디로 답했다. '받겠소.' 이번 표행의 종착지가 산 목숨은…

괴엽표국에 남은 것은 빛바랜 깃발 하나, 입에 풀칠조차 하기 힘든 늙은 회계원, 그리고 표두 당청의 손에 쥐어진 번뜩이는 사마귀도 두 자루뿐이었다. 온 괴화성에서 아무도 받지 않으려는 일감이 찾아왔을 때, 당청은 오직 한마디로 답했다. '받겠소.' 이번 표행의 종착지가 산 목숨은 발을 들일 수 없는 낙일화곡일 줄은, 그리고 꽃골짜기 깊은 곳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이 전설 속 수호 거수뿐 아니라 오십 년 전 사부가 남긴 바둑판일 줄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한 번 내뱉은 약속은 만 첩 산중도 가로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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